21세기는 해양시대라고 한다. 실제로 바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어느 때 보다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육지자원의 고갈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자원보고인 바다야 말로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다가 자원으로서만 인류에게 희망을 주는 게 아니라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옛말에 ‘海納百川有容乃大’(해납백천 유용내대: 바다는 청탁을 가리지 않고 모든 물을 받아들이기에 그 너그러움으로 드넓다)라고 했다. 바다는, 그처럼 포용·평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지구촌의 75%에 이르는 바다는 영해라는 개념이 있긴 하지만 인류 모두가 공유하는, 아니 공유해야 하는 공간인 것이다.


역사의 격랑으로 땅은 분단되었으나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에서 해양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온지는 오래다. 일찍이 육당 최남선도‘해상대한사(海上大韓史)’라는 긴 논문을 통해 한반도가 대륙문명과 해양 문명이 합류하는 요충임을 설파하고 ‘해양입국’을 통해 나라의 발전을 도모하자고 했다. 육당의 그와 같은 주창은, 그의 친일 행적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선견(先見)이 아닐 수 없다.


때마침 얼마 전 전남 여수에서 한척의 배가 진수했다. 전장 15, 전폭 4.4미터, 19톤에 정원이 17명임으로 그다지 큰 배가 아니다. 그러나 이 배의 첫 출항은 그 의미가 각별하다. 주목되는 것은 두 가지다. 선박 건조기술과 해양레저에서 이 배의 효용성이다. 건조기술로는 세계 최초다. 수지형 석고몰드 공법이라는 신기술로 만들어졌다. 조선수주 물량에서 세계 최고인 한국이 거둔 또 하나의 기술적 개가이다. 따라서 이 배의 향후 효용성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선진국의 선례(先例)에서 보듯이 국민 소득 2만 달러에 이르면 해양레저가 보편화되기 시작한다. 해양레저를 확산시키자는 것은, 크게 보면 인류를 위한 휴식과 놀이의 공간으로서도 바다를 폭넓게 활용하자는 뜻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특수층만 향유하는 것으로 이해돼 왔던 요트 이용 해양레저를 이제 대중화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신기술 신공법으로 건조된 작은 배-크루저 요트의 힘찬 출항은 그런 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예고한다.

Posted by 평화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