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칼럼
다시 송년의 달 12월을 맞으면서 지난 1년을 성찰해 보면 2010은 어느 해보다도 희망과 불안이 극명하게 교차한 해였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국내 상황이나 우리를 둘러싼 주변 정세 등이 모두 그러했습니다.
희망은 무엇보다 G20의 개최와 원조 공여국이 됐다는 사실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88서울 올림픽 이후 가장 크게 세계의 주목을 받은 G20 회의를 의장국으로서 성공적으로 주관했다는 것은 한국이 국제 사회의 주변부에서 당당한 중심국으로 편입됐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반세기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 하는 나라로 도약함으로써 선진국 진입을 위한 또 하나의 기본 자격도 갖추게 됐습니다.
세계적 금융위기의 터널에서 한국이 가장확실하고 빠르게 빠져나왔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아직 마음을 놓을 상황이 아니라 하더라도 성장율-수출규모 등 지표상으로는 분명 한국 경제의 지난 한해는 희망의 빛이 밝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빛은 필연적으로 그늘을 드리운다는 것을 증명하듯 우리가 한 해 동안 체감한 불안의 그림자도 간과할 수 없을 만큼 짙었습니다.
천안함 비극, 연평도 포격은 이 땅에 아직도 전쟁의 위험이 상존한다는 분단현실을엄혹하게 일깨웠습니다. 우리의 근본적 불안은 그와 같은 비극이 언제 어떻게 재발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연유 합니다. 경제-사회적 측면에서도 불안은 여전합니다. 날이 갈수록 빈부 격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산층은 점차 무너져 가고 이에 비례해서 한가닥 희망도 없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인구가 늘어갈 뿐 아니라 실업 청년들의 좌절감과 분노는 심화되고 있습니다.
2010년은 주변국들의 외교적 각축 양상이 어느 해 보다도 두드러진 한해였습니다. 경제적 이해와 영토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과 중국 및 러시아가 벌이는 외교적 각축은 100년 전 망국시기에 한반도를 둘러쌓고 빚어졌던 열강의 패권다툼을 어쩔수 없이 상기토록 합니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이 나라들의 불편한 관계가 빠른 시일 안에 개선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대북혈맹(血盟)강조, 6/25 의미의 왜곡 발언등이 나왔습니다. 이는 우리와 북한을 상대하는 중국의 전략이 한반도 통일에 장애가 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국내외 상황이 이처럼 엄중한데도 나라를 이끌어야 할 정치는 오히려 뒷걸음입니다. 청문회에서 여실히 확인되었듯이 지도층의 도덕적 타락 역시 근본적 치유의 길이 과연 있는가를 회의하게 할 정도입니다.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서도 우리의 불안이 가시지 않는 까닭은 바로 그 때문이기도 합니다.
새삼 되돌아보면 2010년은 역사의 연표(年表)만으로도 우리에게 참으로 각별한 해였습니다. 21세기의 첫 10년이면서 망국 100년, 동족상잔의 전쟁 발발 50년, 경부 고속도로 개통으로 상징되는 산업화의 본격시동 40년, 민주화의 뼈아픈 진통이었던 광주의 비극 30년인 해였습니다. 이처럼 각별했던 2010년을 마감하면서 우리가 거듭 확인해야 하는 것은, 경제적 성취만으로는 진정한 강대국이 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문화 대국- 윤리도덕의 강국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소통과 나눔이 일상화되는 사회로 가야 합니다.
지난 1년 동안 드러난 북한의 여러 정황들은 통일의 기반을 실질적으로 구축해야 할때임을 일깨웁니다. 본격적으로 통일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이 모든 목표는 결국 정치적 리더십의 선진화 여부에달려 있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정치 리더십의 선진화야 말로 가장 확실한 희망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오는 2011년을 희망의 해로 만들어야 할 막중한 책임을 분담하고 있음을 깊이 인식하면서 2010년 한해를 마감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Posted by 평화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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