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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15 '금시조의 꿈' 그리고 쌍무지개

  금시조(金翅鳥)는 인도신화에 나오는 상상의 새이고 무지개는 자연현상이다. 신화가 설명하는 금시조는 날개 길이 336리에 이르는 거대한 새다. 날개 색깔이 금빛이라고 해서 금시조로 불린다. 사람이 금시조의 형상을 보게 된다면 그것은 한순간의 몽환(夢幻)일 터이다. 공기 중의 수증기에 햇빛이 굴절, 반사해서 일곱가지 색깔로 나타나는 무지개 역시 일종의 허상(虛像)이다.

  금시조는 아무도 그것을 확인한 적이 없지만 신화는 그것의 존재를 말한다. 무지개는 실질(實質)이 없지만 우리 눈앞에서 뚜렷이 존재한다. 이처럼 신화의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금시조와 과학의 영역인 무지개가 인간에게 알려주는 공통된 성징성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지만 아마도 그것들이 갖는 상징성은 인간의 영원한 꿈이 아닐까 싶다. 달리 말하면 그것은 바로 거대한 희망이다.

   희망은 인간만이 갖는 특성이다. 오늘의 시련을 넘어서는 기본적 힘은 바로 내일을 향한 희망이다. 더구나 세상에는 희망을 예비하지 않는 고난이란 없는 법이다. 오늘까지 향유했던 삶의 양태, 혹은 애써 지켜왔던 가치체계가 온통 무너져내리는 듯한 불안이 세계를 휩쓰는 상황에서도 인류가 희망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현세의 삶이 어려운 때일수록 종교의 역할은 비례해서 커진다. 종교의 역할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그것은 사람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다. 궁극적인 영생이거나 현세에서의 행복이거나 간에 그 출발은 마음속에 희망을 간직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행복이 종교가 추구하는 이상일지라도 그것을 현실에서 실질적으로 이룩할 수 있는 길은 오히려 정치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종교가 사람들에게 제시하는 희망이 추상적인데 비해 공동체 구성원에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희망을 기약해 주는 것이 바로 정치이기 때문이다. 관행처럼 누적돼온 현실정치의 부정적 행태들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만 있다면 분명 그렇다.

  '희망사회를 향한 지도자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7일까지 미국 뉴욕과 워싱턴 지역에서 열린 ‘평화비전 21 세미나’에서 포괄적으로 제시된 주제는 ‘금시조의 꿈’이었다. 그것은 평화대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도전을 의미한다. 그 도전이 현실정치라면, 앞으로 걸어 갈 길이 아무리 험로(險路)라 해도 뜻과 힘을 하나로 모아 헤쳐나가자는 다짐을 함께 한 것이다.

   미래에의 희망을 향한 금시조의 꿈을 공유하며 '그랜드 캐년'을 찾아보고 돌아서는 오후 시간에 일행의 시야에 홀연히 무지개가 잡혔다. 그것도 현란한 쌍무지개였다. 힘겨운 도전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 억만년의 신비를 간직한 대협곡에서 하늘에 떠오른 쌍무지개를 만나다니... 상징으로서 상서로운 징후가 아닐까 싶었다.

Posted by 평화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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